PD수첩 1059회 ‘뒷돈에서 갑질까지‘ 홈쇼핑은 불공정 종합세트?
1995년 개국한 TV 홈쇼핑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개척을 위해 시작된 홈쇼핑. 하지만
지난 3월, 6개 홈쇼핑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당했습니다.
납품업자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그 이유다. 큰 매출을 올리게 되면
서 도입 취지가 변질된 홈쇼핑. 홈쇼핑의 기형적 유통구조로 인해 소비자는 물론 중
소기업까지 피해를 받고 있다!
110315 PD수첩 -뒷돈에서 갑질까지‘ 홈쇼핑은 불공정 종합세트?
영상링크▶ http://goo.gl/Tmgbv2
■ 절대 갑, 홈쇼핑! 피해자는 소비자와 중소기업만?
지난 9월, 이정미 씨는 약 14만 원을 주고 업계 상위권 홈쇼핑에서 거위털 이불 세트
를 구매했다. 그런데, 구매한 거위털 이불에 누울 때마다 이 씨는 불편함을 느꼈다
고 했다. 알고 보니 이불 속에 비닐봉지, 끈 등의 쓰레기가 가득했던 것. 이정미 씨
는 홈쇼핑사에게 제품에 대한 환불과 판매중지를 요청했다. 홈쇼핑사로부터 해당 제
품에 대한 환불과 판매중지 요청을 전달 받은 업체의 관계자는 모든 제품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원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 생산이 불가피했고 그러다보니
제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
“홈쇼핑 납품을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되다 보니까 저가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다보면 품질 불량이 많이 나와요. 소비자들은 정말 말 그대로 싸구
려, 과대광고 제품을 쓰게 되는 거죠.”
- 홈쇼핑 납품업체 관계자 A 씨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체의 99.9%에 달하지만 TV 홈쇼핑사는 올해 개국한
공영홈쇼핑을 제외하면 고작 6개 뿐. 사실상 독과점 체제로 운영되는 홈쇼핑사에 제
품을 납품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렇기 때문에 홈쇼핑에 납품하기 위해 원가
를 낮추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중소
기업 관계자들은 더 큰 문제는 홈쇼핑의 수수료 배분 방식에 있다고 했습니다.
“홈쇼핑사들이 방송 시간을 팔거든요. 시간을 황금시간대 같은 거는 약 2억을
주고 사야 돼요. 게다가 시간에 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판매 수수료를 또 떼어가요.
어차피 우리가 그 시간을 돈 주고 산건데 왜 또 자기네들이 수수료를 받느냐고요.”
- 홈쇼핑 납품업체 관계자 B 씨
홈쇼핑사의 수수료 배분 방식은 정률제와 정액제 방식으로 나뉜다. 정률제는 말
그대로 판매액의 약25~35%를 홈쇼핑사에게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인데, 높은 수수
료률 때문에 업체들은 큰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정액제의 경우 방송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인데 홈쇼핑사들이 추가로 정률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정률
제보다 문제가 더 심각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쉬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홈쇼핑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서 아예 납품조차 하지 못할 수도 있
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슈퍼 갑 홈쇼핑사들 때문에 을 중의 을인 수많은 중소기업
들은 숨죽여 울고 있는 현실입니다.
■ 중소기업의 무덤, TV 홈쇼핑!
TV 홈쇼핑 입점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중소기업에서 MD에게 상품을 직접 제안하
기에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중개업자인 ‘벤더’를 통해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이 현실이다. 그런데 제작진이 만난 한 홈쇼핑 납품업자는 홈쇼핑사의 MD와 벤더
사이에 유착관계가 존재하며, 방송 편성을 위해 뒷돈이 거래되는 일이 공공연한 사
실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벤더 수수료 외에 홈쇼핑사에게 제공할 리베이트 비용까
지 중소기업에서 모조리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비리가 일어난다는 것을 감독 당국도 알고 있고, 뇌물을 받는 사람도, 주
는 사람도 알고 있는데 소비자만 모르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용을 자꾸 상승시키고
결국 궁극적인 피해는 소비자에게 가게됩니다. 내재되어 있던 문제가 터져 나오면
약간의 벌금으로 무마하고.. 이런 관행이 너무 오래되어 왔던 거죠."
- 남서울대학교 국제유통학과 최재섭 교수 INT
홈쇼핑에 입점을 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계속된다. 그 중 하나는
모바일 주문 수수료에 대한 어려움이다. 모바일 수수료 같은 경우 홈쇼핑사에서
납품업체들에게 일반 수수료보다 약 10% 정도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때
홈쇼핑 방송에서 고객을 모바일 주문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 커
진다. 제작진이 만난 한 홈쇼핑 납품업체 관계자는 결국 판매량이 많아도 손해를 보
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구두발주로 계약이 이루어지
기 때문에 피해는 더 커진다. 납품업체들이 홈쇼핑사 MD의 말만 믿고 많은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가 방송 편성이 되지 않으면 수억 원 어치의 재고를 책임지게 됩니다.
이러한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을 개정해 홈쇼핑 사업자
의 금지행위를 신설, 세부 기준을 규정한 시행령을 올해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
만 이러한 규정은 실질적으로 가이드라인에 불과할 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논의
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의 피해는 언제든 다시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PD수첩]은 중소기업을 죽이는 홈쇼핑 유통구조의 불공정 행위들을 낱낱이 파헤치
고 정부와 홈쇼핑사가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집중 취재했
습니다.
110315 PD수첩 -뒷돈에서 갑질까지‘ 홈쇼핑은 불공정 종합세트?
영상링크▶ http://goo.gl/Tmgbv2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