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은 결국 유재석에게 돌아갔습니다.
<나는 남자다>와 <해피 투게더>에 출연해온 유재석은 무려 9년 만에 KBS 연예 대상 트로피를 손에 들었습니다. 유재석 통산 11번째 대상 수상이지만 KBS 연예대상은 두 번째에 불과합니다. 다른 방송사에서 수많은 트로피가 유재석에게 돌아갔지만 유독 KBS에서만큼은 대상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해피투게더>의 시청률이 예전 같지 못하고 <나는 남자다> 역시 높은 시청률로 시즌1을 마무리 짓지 못한 탓에 유재석의 대상 수상은 이번에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시청률로만 따지자면 작년 대상 수상자인 김준호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이었습니다.
122714 2014 KBS 연예대상 1부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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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는 <개그 콘서트> <인간의 조건> <1박 2일>에 출연하여 KBS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개그맨. <1박 2일>은 13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입니다. 작년에는 대상의 주인공이기도 했고, 올해의 활약 역시 못지 않았습니다.
연예대상 수상 전까지는 김준호에게 관심이 쏠렸다. 김준호는 현재 돈을 횡령한 소속사 대표의 잠적 때문에 공동대표로서 구설에 오른 상황. 실질적인 경영권은 없어 법적인 책임은 없다지만 그를 믿고 소속사에 몸을 담은 예능인들에 대한 출연료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책임론입니다. 물론 그 역시 피해자 중 한 명이지만 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마저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준호의 사건은 시종일관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연예대상에서 김준호의 사건은 예능인의 관점에서 재해석됐습니다. 진행자인 유희열과 신동엽은 김준호의 사건을 언급하며 웃음을 만들어 냈고 끝에는 응원을 잊지 않으며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각종 상을 타거나 김준호를 응원하는 후배와 동기들의 위로가 이어졌습니다. 비록 위기 상황에 있지만 그 위기를 함께 걱정해 주는 사람이 김준호 주변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시상식 참석에 대한 의미를 챙긴 셈입니다.
그러나 김준호는 무관에 그쳤고 연예대상 수상자는 유재석으로 돌아갔습니다.
유재석은 상을 받고도 "내가 받아도 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습니다. 유재석의 수상은 대중의 열띤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MBC가 시청자 투표로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유재석의 수상이 가장 높은 가운데 SBS까지 방송 삼사의 유재석의 수상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해피투게더>와 시즌제 예능인 <나는 남자다>의 시청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의 수상이 이렇게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유재석이라는 브랜드가 그만큼 대중 친화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유재석이기에 그는 언제나 가장 안전한 카드입니다. 외려 그가 '먹방상' 등 출처가 불분명한 상을 받았을 때나 아예 수상을 하지 못했을 때 쏟아지는 비난은 거세다.
그만큼 유재석의 대상은 시청자의 지지가 만들어 낸 상입니다.
김준호의 경우 출연하는 프로그램 모두에서 독보적인 존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 하더라도 그것은 김준호에 대한 호감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재석은 프로그램 하나를 편성시킬만한 강력한 영향력이 있습니다.
<나는 남자다>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메인 MC가 유재석이기 때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유재석은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끌 수 있는 예능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바르고 착한 이미지, 남을 배려하고 인정할 줄 아는 진행 스타일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유재석이 연예대상을 독식한다 하더라도 잡음이 적고, 오히려 시청자들이 그런 일을 원하는 것은 사실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유재석은 시청률과 관계없이, 누구나가 인정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예능인으로서의 위치에 올라선 것입니다.
과연 유재석이 방송 삼사의 연예대상을 모두 거머쥐는 기염을 토할 수 있을까. 그 결과가 벌써 흥미로워집니다.
2014 KBS 연예대상'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 대한-민국-만세, 쌍둥이 서언-서준, 이하루, 추사랑이 ‘인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날 무대를 놀이터처럼 돌아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인터뷰가 제대로 진행될 수는 없었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미소를 짓게했습니다.
수상 후 MC 신동엽은 송일국에게 “삼둥이 낳으려고 의도적으로 준비한 것이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송일국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아나운서 4인방은 민소매 의상에 마이크로 팬츠를 입고 등장,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씨스타 특유의 애플힙 댄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화면에는 카메라가 자신을 잡고 있는지 모르고 넋을 놓은 채 아나운서 4인방의 무대를 보고 있는 송일국의 모습이 포착돼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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