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번의 통화, 22개의 수수께끼-김해 국숫집 여사장 실종사건-
# 여사장의 첫 결근, 그리고 실종
매일같이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김해의 한 작은 국숫집.
그곳은 새벽부터 끓여낸다는 비밀스러운 육수 하나로 김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문난 식당이었습니다. 3,000원짜리 국수 하나로
연 매출 1억 원 이상을 올리던 대박집 여사장 김춘자 씨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곧 번듯한 건물을 지어 더 넒은 국숫집을 오픈할 예정이었습니다.
121915 그것이 알고 싶다 - 22번의 통화, 22번의 수수께끼-김해 국숫집 여사장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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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9일 아침, 늘 그랬듯 다시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아침부터 해장 국수를 찾는 손님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직원들도 바삐 국수를 삶아 날았습니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단 한 가지. 365일 지각 한 번 하지 않던 사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평소처럼 전용 주차장엔 차량이 세워져있었고, 가게 문은 때맞춰 열려져 있었기에,
직원들은 잠시 은행일을 보러 간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때, 평상시와 조금 다른 장면을 눈여겨본 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위치는 맞는데, 모습이 달랐어요.
이건 사장님이 직접 댄 차의 모습이 아니에요.”
- 직원 A 씨
그날, 여사장은 처음으로 결근했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 CCTV 속 의문의 남성, 그는 누구인가?
가족의 실종신고 직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가게 옆 CCTV에는, 전날 밤 국수가
올려진 쟁반과 검은 배낭을 멘 김춘자 씨의 모습이 찍혀있었습니다.
김 씨는 혼자 차에 올라타 출발했고 그때까지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3시간여 지났을 무렵 김 씨의 차량이 다시 가게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
그때 시각은 새벽 1시 40분경, 출근하기에는 너무도 이른 시간이었습니다.
곧 차에서 한 사람이 내리는데 그는 김춘자 씨가 아닌, 어느 낯선 남성이었습니다.
그는 차량을 제자리에 세우고, 가게 문을 열어둔 후,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170cm 정도의 키에, 우람한 체격, 그리고 모자를 눌러쓴 CCTV 속 남성, 그는 누구일까?
“어우 소름 끼쳐. CCTV 보는데 낮에 봤던. 그 사람이랑 얼굴이 너무...
그분이 엄마랑 친한데, 어디 강동에 돈 받으러 간다고, 얘기를 해주셨거든요“
- 김 씨 아들
CCTV 속 남성을 본 김춘자 씨의 아들은 그를 한 번에 기억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가게를 찾아와 엄마의 실종을 함께 걱정하듯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며
전날 들은 엄마의 행선지에 대해 얘기해줬던 이였습니다. 경찰은 그가 김 씨의 실종과 관련이
있을 거라 판단하고 그를 찾아 나섰습니다. 남성의 이름은 강두식(가명). 직업은 트레일러 기사였고,
김 씨와는 몇 해 전부터 가깝게 지내던 국숫집의 단골손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CCTV 속 남성은 자신이 아니며 자신은 사건 당일 새벽부터 트레일러를
몰고 운행을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통신기록과 운행 기록을 통해 그의 알리바이가
확인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경찰은 강 씨의 운행 경로를 따라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사라진 김 씨를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이후 강 씨 차량에 대한 감식결과,
피해자의 혈흔이 소량 검출됐지만 이는 두 사람이 같이 있던 중 우연히 흘린 ‘코피’일 뿐이라며
본인의 억울함을 주장했습니다. 결국 강 씨는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된다.
그는, 정말 김 씨의 실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까?
# 22번의 통화, 22개의 수수께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사건의 용의자였던 강 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의심받은 당시를 회고하며 괴로워했습니다.
“경찰, 검찰에서 압박 조사를 받았던 게 너무 억울합니다.
말도 못하지요. 내가 김 사장한테 빌려준 돈도 못 받았고,,“
- 강두식(가명)
확인 결과, 사라진 김 씨와 용의자 강 씨 사이에는 돈이 오고 간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사실 김 씨가 사라지던 날 함께 사라진 ‘검은 배낭’을 기억하는 이들을 취재 중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기 귀중한 서류는 항상 배낭 속에 매고 다니면서 내 모든 거
여기 다 들어 있다고. 보험증서나 차용증, 중요한 물건은 다 들었죠.”
- 김 씨 동생
제작진은 그날 밤 김춘자 씨가 가게를 나서는 순간부터 다음 날 강 씨가
다시 가게를 찾아온 순간까지, 총 22번에 걸쳐 이뤄진 강 씨의 발신 내역을 근거로 ‘그날 밤’으로
돌아가 진실을 재구성해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22번의 통화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인가?
# 못다 한 이야기, 그리고 드러난 실마리
김해 지역을 오가며,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2009년 경찰 조사 당시, 꺼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의 신원 보호를 철저히 요구한 제보자는 그날에 관한 선명한 기억 한 조각을 꺼냈습니다.
“그날 밤 새벽 2신가에 갑자기 와서 컨테이너에서 샤워를 했어요,,”
“그리고 얼마 있다가 두식이 형, 봉식이가
갑자기 논을 매립했더라고,,, 참 이상했어”
- 강두식의 오랜 지인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9년 발생한 일명‘김해 국숫집 여사장 실종사건’에 남겨진 수수께끼를 풀어 그날의 진실을 추적합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국숫집 여사장 실종'
그것이 알고싶다 실종된 김해 국숫집 여사장 혈흔이 발견됐지만 해당 차량 소유주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김해 국숫집 여사장 김춘자 실종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습니다.
김춘자 사장이 운영하는 김해 국수집 비밀 육수로 만든 맛은 큰 인기를 끌며 TV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해 지역 맛 집으로 손꼽혔던 국수집은 가게를 찾아도 김춘자 사장은 사진으로만 볼수 있습니다.
이는 2009년 이후 김춘자 여사가 거짓말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춘자 사장 실종사건과 가장 유력하게 관련 있는 인물로 트레일러 기사 강두식을 지목했습니다.
새벽 2시,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손님을 태운 것을 기억한다는 택시 기사는 "자기도 트레일러 운수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 택시는 어떠냐, 그런 일상적인 대화였다"고 했다. 손님을 내려준 위치는 강두식의 트레일러가 주차된 자리였다.
택시는 트레일러 주변에 위치된 cctv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트레일러 안에서 혈흔이 발견됐다. 차 안에 피해자의 혈흔이 있고 마지막 통화자도 강두식이었다"며
"검찰에선 자동차 불법 사용만 했고 살인으론 기소를 안 했다. 사체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김춘자 아들은 "관계를 맺다 코피가 났다고 둘러댄 상황이고, 수사를 받는 동안 팔에 목에 상처가 엄청나게
많았지만 시골에 풀 베러 갔다가 난 상처라고 하더라"고 억울해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또한 한 번 살인죄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다시 이를 물을 수 없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수많은 정황과 증거가 있음에도 사체를 찾지 못해 살인죄로 기소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강두식은 주인의 허락 없이 자동차를 불법으로 사용했단 것과 절도 혐의로 1년 형이 주어졌고,
김춘자 사장은 6년동안 실종상태로 남아있습니다.
121915 그것이 알고 싶다 - 22번의 통화, 22번의 수수께끼-김해 국숫집 여사장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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