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를 품은 밥상 - 백두대간 삼도봉
2015년 11월 5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 8시 25분
충청, 경상, 전라...
삼도의 경계에 위치한 삼도봉은 백두대간 민주지산에 위치해 있다.
먼 옛날에는 마한, 진한, 변한 삼한의 경계로, 이후에는 신라, 백제의 경계로,
지금은 충청, 경상, 전라의 경계로~
삼도의 사람들이 수 없이 오고가는 길목에 위치한 삼도봉!
삼도가 만나고, 경계 지어지는 그곳에서 살아온 삼도봉 사람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그것은 밥상 문화에도 예외가 아니다.
삼도의 음식문화가 섞여 만들어낸 삼도봉 밥상은
과연 어떤 맛을 품고 있을까?
110515 한국인의 밥상 -삼도를 품은 밥상 - 백두대간 삼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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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도 남자, 충청도 여자 - 경북 김천에 사는 충북 영동댁 아낙들
전국 최대 호두 집산지로 불리는 경북 김천. 삼도봉 자락에 위치한
김천 대야리는 해발 700m 이상 의 고랭지 지역으로 지금 한창
올 가을 수확한 호두를 말리느라 분주하다. 기름이 귀하던 시절에는
참기름, 들기름 대신으로 짜 먹었던 호두기름.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나물을 무쳐먹을 때면 어김없이 호두 기름을 꺼낸다.
잘 말려놓은 우산나물을 호두기름 한 방울 넣고 버무린 나물 무침은
그 맛 이 특별하다. 김천 대야리에는 충북 영동 여자를 아내로 맞은 집들이 많은데.
옛 밀목령 고갯길이 나있을 때 대야리 남자들이 산 넘어
이웃 마을인 충북 영동으로 오고 가는 일이 많았다.
그 때문인지, 한 때는 충북 영동에서 시집온 집이 열 집 이상이었다고.
경상도 남자, 충청도 여자가 함께 살다보니 밥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광산이 많았던 충청도 사람들의 식성에 따라 김천 대야리 마을 사람들도
돼지고깃국을 먹게 됐고, 산골인 김천 대야리에 시집와 살다보니 충청도 여자들은
팥잎을 넣어 만든 나물밥이며 나물들을 주로 먹게 됐다. 경상도와 충청도의 한상차림,
두 지역이 절묘 하게 어우러진 그 맛에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 무주군 삼도봉장터로 쎄게쌔게 와잉~ - 60여년 우정 쌓아온 삼도 동창생들
사람구경, 물건구경이 빠질 수 없는 장터.
특히 전북 무주군의 설천장은 삼도의 물산이 모인다고 해서 삼도봉 장터로도 불린다.
삼도봉 장터에서 31년 동안 돼지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석씨는 설천중학교 7회 졸업생이다. 하지만 그의 고향은 충북 영동군 용화면.
영동군 용화면과 무주군 설천면은 냇물을 사이에 두고 이웃마을처럼 지낸다.
오히려 영동군 소재지보다 설천면과 더 가까우니 예전부터
용화면 사람들은 중학교를 전부 무주군 설천중학교에서 다녔다고.
그래서인지 김용석씨 또한 충청도 사람이지만 전라도 친구들과도
두터운 우정을 쌓고 있다. 심지어 전라도 속의 경상도라 불리는
무풍친구들까지 있으니 삼도의 친구들이 다 모여 지내는 셈이다.
삼베농사를 많이 짓던 예전에는 감자, 콩 수확철만 되면 삼베 껍질을 벗기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에 풀이며 나무를 쌓아 놓고 감자삼굿을 해먹곤 했다.
가끔씩 그때를 그리며 감자삼굿을 할 때면 옛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거기다 친구 조천호씨가 하는 사과농가에서 일을 도우며
따먹는 사과 맛은 덤으로 얻은 꿀맛 같다!
■ 한 지붕 삼도의 가족이 뭉치다
평생을 감 농사에 매진한 박팔희씨.
부모님의 대를 이어 해온 감농사가 벌써 50년이 훌쩍 넘었다.
충북 영동에서 나고 자라 평생 감 따는 걸 보고 자랐고,
지금은 여든이 다 된 나이에도 감나무 사이
를 오가며 감 따는 기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오랜 세월 그 옆에서 꿋꿋하게 버팀목이 돼줬던 건 아내 이순자씨였다.
이순자씨 역시 고향이 경북 상주라 곶감농사가 낯설지 않았지만,
음식은 좀 달랐다. 고향인 경상도에서 먹는 음식과 충청도의 음식은 너무도 달랐다.
충북 영동으로 시집오면서 돼지고기를 많이 먹게 됐다는 이순자씨.
다른데서는 소고기로 끓이는 무국도 돼지고기를 넣어 끓이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는 그녀는 손 맛 좋은 시어머니에게 충청도 음식들을 배웠다.
그리고 이제는 며느리인 정희씨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정희씨는 전라도에서 시집을 와 이제는 경상도와 충청도의 맛이 어우러진
시어머니인 순자씨의 음식을 보고 배운다.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그 맛에 익숙해져 더 찾게 된단다.
오히려 달라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는 정희씨.
곶감을 넣어 만든 만경떡부터 옛 금광의 명성이 자자했던 충북 영동의 돼지고기를
이용한 시래기돼지등갈비 그리고 예전 어머님이 해주셨던 음식 중 박팔희씨가
가장 그리워했던 조기대가리다짐까지 삼도가 모여 차려낸 밥상 그 맛이 궁금하다.
■ 충북 영동 ‘남악동’ 마을, 물로 이어진 전라도와의 인연!
옛 금광의 흔적이 남아있는 충북 영동군 용화면 남악동 마을.
금광 덕에 시골 속 도회지로 흥청거렸던 이 마을은 외지에서 80여명이 들어올 정도로
큰 금광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도 금광에 들어가면 그 거대한 규모에 놀라게 되는데...
과거 충북 영동 남학동 마을은 전기도 다른 곳보다 먼저 들어와
건너 이웃마을인 전북 무주 설천까지 그 영향을 받았을 정도였다.
광산 일 때문에 돼지고기도 많이 먹었다는 남악동 마을 사람들은 콩기름이 비쌀 적에는
돼지비계로 기름을 내 부침개를 해먹었단다.
지금도 돼지기름으로 구운 무전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별미 중의 별미로 꼽힌다.
하지만 금광 때문에 말 못할 고생도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식수였는데.
두 달 전 전북 무주군에서 수돗물을 공급 해주기 시작하면서 남악동 마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해결됐다고! 두 마을의 경계가 되는 다리 아래 냇가에서는
이웃 마을 전라도에서 시집온 박희순씨와 남악동 토박이 백순자씨,
금산댁 황쌍덕씨가 다슬기를 줍고 있다. 그 다슬기로 끓인 따끈한 다슬기탕
한 그릇과 함께 차려진 충청도와 전라도, 두 지역이 어우러진 밥상을 맛본다.
■ 호남 속의 영남 무풍면~ 삼도를 넘나들며 삼도봉 사람으로 살다
경북 김천장에서는 가장 유명했던 쇠전. 김천에서 쇠전이 열릴 때면 경남 거창부터
충북 영동, 전북 무주까지 소를 끌고 왔을 정도였다.
호남 속의 영남이라 불리는 무풍면에 사는 홍판수씨도 마찬가지.
19살 때 아버지가 키운 일 소 한 마리가 지금은 400마리의 소가 자리 잡은
한우농가가 됐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풍파를 겪은 판수씨.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빚이며 형제들 뒷바라지까지 해야 했던 그였지만
묵묵히 그 옆에서 도와줬던 어머니 김전분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이제는 홍판수씨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대를 잇겠다고 그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전라도 무풍면에서 살면서 경상도의 풍습과 사투리를 따르지만
전라도의 음식문화는 여전히 남아있다. 호박이많이 나는 요즘 같은 날에는 어김없이
돌확에 들깨를 슥슥 갈아 호박잎을 듬성듬성 썰어 넣은 호박잎들깨수제비를 해먹는다.
또한 겨울철 농한기에 들면 선배, 친구들과 유일하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있었던 토끼탕은
이제는 추억의 음식이 되었다. 거기다 고랭지 채소로 유명한 무풍에서 온갖 산나물이며
배추로 싸먹는 한우 쌈 한 입! 거기다 경상도 사람들이 자주 찾아온다는
전라도 무풍면의 무풍 목욕탕은 삼도봉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하니!
삼도봉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110515 한국인의 밥상 -삼도를 품은 밥상 - 백두대간 삼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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