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골 청춘 학예회
방앗간 주인은 반짝이 의상을 차려입고 차차차를 추고
80대의 백발 할아버지는 무대 위에서 청년이 되고
배추를 뽑던 아주머니 손에는 장구채가 들려있다
111614 다큐3일 - 잣나무골 청춘 학예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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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 주민들이 준비하는 “청춘 학예회”
정겨운 가을 잔치의 현장으로 함께 떠나본다.
■ 산골 마을의 어르신 학예회
예로부터 잣나무가 많아 잣나무골이라 불려온 충북 진천군 백곡면의 가을걷이 철이 여느 때보다 더 분주해졌다. 며칠 뒤 열릴 마을 발표회 준비 때문이다. 주민들은 농사일과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모여 ‘연극’, ‘댄스스포츠’, ‘풍물놀이’, ‘민화’, ‘서각’ 등을 연습해왔다. 발표회를 앞두고 걱정과 기대로 연습에 매진하는 어르신들.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와 실력을 이웃들 앞에서 선보일 생각에 설렘으로 가득한 3일이다.
■ 60년 만에 이룬 배우의 꿈
흰머리가 성성한 산골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연극배우가 됐다. 백곡면에서 주민들의 힘으로 해보는 첫 번째 연극이다. 71세의 막내 할아버지부터 82세 맏형 할아버지까지 6명의 어르신들이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연습을 해왔다. 하지만 발표회 전날까지 대사를 까먹기 일쑤다. 평생 무대에 올라본 적 없는 어르신들이 15쪽짜리 대본을 통째로 외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사가 틀리면 서로 지적을 하다 다투기도 하고 연습 도중 밭일을 하러 사라지기도 하는 등 일반 극단에서라면 볼 수 없는 광경들이 벌어진다.
마을 극단에서 최고령인 유방열 할아버지(82)에게 연극은 접어두었던 젊은 시절의 꿈을 다시 꺼내보는 계기가 되었다. 20살이 되던 해, 배우에 뜻을 품고 예대에 입학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배우의 길을 포기했던 유방열 할아버지는 60여년이 흘러 다시 배우가 된 것이다.
발표회 날, 긴장한 내색이 역력한 어르신들. 화장실에 수시로 드나들고, 두통이 생기기도 하는데... 과연 무사히 연극을 끝마칠 수 있을까?
내가 좀 끼가 있는 편이에요.
고등학교 졸업하고서 서라벌 예대 입학했다가
부모가 돈 없다고 안 주는 바람에 못 다녔지.
인생 사는 것이 그냥 연극 아니에요?
-유방열_82세
■ 방앗간 아줌마 춤바람 난 사연
방앗간에 춤바람이 불었다. 30년 째 방앗간을 운영하는 차영자씨가 댄스스포츠에 푹 빠졌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참기름을 짜고 떡을 만드는 일은 물론, 배달까지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차영자씨. 그러나 댄스스포츠를 배우면 지쳐있던 얼굴이 활짝 펴진다. 차영자씨는 그동안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그녀에게 연습 시간만큼은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이고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삶의 활력소이다. 이웃들 앞에서 자신의 춤 실력을 뽐낼 생각에 떡을 만들면서도 발표회를 손꼽아 기다린다.
내 시간인거지 .방앗간은 못 벗어나니까.
그래도 저녁에 이만큼이라도 춤을 배우니까 좀 낫지.
이것도 안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고 몸이 쳐져서 안돼. 더 아프고
하는 대로 해보는 거지 뭐
-차영자_ 62세
111614 다큐3일 - 잣나무골 청춘 학예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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