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제119회 2014.12.17 (수)
산에서 시작한 인생 후반전 자연인 이진길
너른 저수지를 홀로 차지하고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가하면, 험한 바위를 거침없이 올라 부처손을 따는 남자. 예순을 훌쩍 넘기고서야 비로소 인생을 즐기고 있는 자연인 이진길(66) 씨다.
무려 한 달 동안 쪄서 까맣게 변한 호박, 황토방에서 띄운 청국장, 달걀 껍데기를 담근 식초, 질경이 씨앗을 먹고 기왓장을 뜨거운 불에 달군 뒤 복부 마사지까지. 왜 이토록 건강에 신경을 쓰나 싶은데 그는 산에 들어오기 전 1년에 8개월 정도를 약을 먹어야 할 만큼 몸이 좋지 않았단다.
121714 나는 자연인이다 -산에서 시작한 인생 후반전, 자연인 이진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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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했던 젊은 시절, 그게 최고의 행복이라 생각하며 살았지만 불행은 한 순간에 닥치고 말았다. 30년 간 선박회사에서 일을 한 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바다에 말뚝을 박는 항타 사업을 하게 된 자연인. 바다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걱정돼 시간마다 기상을 확인하며 늘 마음을 졸여야 했다. 1년 반 동안은 순탄했지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길이라 했던가. 유난히 포근했던 날 아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망망대해에서 삼각파도를 만난 배가 뒤집혔고 두 명이나 목숨을 잃게 된 것. 내 아버지, 내 자식을 잃은 것 같고 모든 게 내 탓이라 생각돼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인의 소개로 인도네시아에 15억을 투자했는데 돌아오는 건 절망적인 소식뿐이었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죽을 결심까지 하면서 결국 마음의 병을 얻게 되고,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병원에도 다녀봤지만 소용없었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살기 위해서라도 떠나야만 했고, 그렇게 아픈 기억을 안고 산에서 일곱 번째 겨울을 나고 있는 이진길 씨. 산에 살자 약이 필요 없게 됐다. 영지버섯, 더덕, 부처손 등 계절마다 자연이 주는 선물과 모든 걸 떨쳐버리고 욕심 없이 지내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가만히 있는 걸 안 좋아해서 쉼 없이 움직이는데, 뜬금없이 꽃무늬 일 바지와 들기름 두 병을 들고 등장.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황토자루 600개를 쌓아 만든 황토방에서 할 일이 있단다. 또 아침마다 텃밭에서 뜯은 약초를 절구에 찧어 즙을 내먹고, 땅이 얼기 전에 더덕을 캐서 김치를 담그고, 비누까지 직접 만들어 쓰는 산골 살림꾼이 다 됐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 어쩌면 그의 인생 후반전은 산을 찾으면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니 밥만 먹고 살아도 문제없고 행복하다는 이진길 씨의 이야기는 오는 12월 17일 수요일 밤 9시 50분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121714 나는 자연인이다 -산에서 시작한 인생 후반전, 자연인 이진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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