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가라사대…
충북 청주에는 충신과 효자가 많다고 알려진
‘한양 조씨’의 후손, 유별난 효자 조육형(68) 씨와
그런 남편 곁을 묵묵히 지키며 우직하게
일만 하는 아내 이금숙(66) 씨가 살고 있다.
121714 인간극장 - 아버님 가라사대 3부 #1
영상링크▶ http://goo.gl/JYgJGE
매일 새벽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 육형(68) 씨.
소를 타고 돌아가신 부모님 산소로 문안 인사를 여쭈러 간다.
15년 전에는, 집과 산소를 오가며 3년간의 시묘살이도 했다.
산소 옆 시묘살이를 했던 여막에서 그리운 아버지의
육성 테이프를 듣고, 가르침에 따라 명심보감도 읊는다.
아버지가 하셨던 그대로,
그 길을 따르고자 하는 것이 바람인 육형(68) 씨.
특히 아버지의 유언 ‘영가무도(詠歌舞蹈)’에 따라
3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인생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금숙(66) 씬 아직 일손을 놓을 줄 모른다.
머리와 어깨 위에 새하얗게 내려앉은 먼지와
갈라지고 울퉁불퉁한 손은 금숙 씨가 그동안
얼마나 고단한 세월을 보냈는지 알려준다.
겨울나기 준비에 여념 없는 금숙(66) 씨와
일손은 부족한데 아버님의 유지대로 인생을 즐기러 다니는
남편 육형(68) 씨는 만나기만 하면 옥신각신이다.
“그만 좀 놀고, 같이 일 좀 해유~”
“함께 노래방에 가는 게 나의 희망 사항이여~”
하며 투닥거리는 육형(68) 씨와 금숙(66) 씨의 유쾌한 황혼 일기.
효심 깊은 한량 남편을 둔 금숙 (66)씨는
육형 씨의 글 읽고 노래하는 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일복이 터졌다!
# 인생을 즐기는 유별난 효자!
전통적으로 충신과 효자가 많다고 알려진 ‘한양 조씨’의 25대손.
매일 새벽 4시 30분이면, 유별난 효자 조육형(68) 씨의 하루가 시작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 육형(68) 씨.
단정한 모습으로 부모님 사진을 보며 두 번 절을 올린다.
“아버지, 어머니... 엊저녁도 잠을 편하게 자고 이렇게 하는 것은,
어머니 아버님은 돌아가셨지만 두 분의 음덕으로 모든 일이 순리대로 잘되는 것
같아서 오늘 아침에 이렇게 일어나 문안인사를 드리는 겁니다.”
1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을 받들어 3년 동안
매일같이 산소에 가서 상식을 올려 드렸던 육형(68) 씨.
아버지가 할아버지께 했던 것처럼...
어머니의 산소 옆에 여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하였다.
추운 날엔 집과 여막을 오갔기 때문에, 그의 효도는 아버지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 간다며 자책한다.
육형(68) 씨는 여전히 매일 소를 타고 부모님의 산소에 들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안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부모님의 산소에 가지 못 할 때까지...
아버지가 하셨던 것처럼 자식으로의 도리를 계속 할 생각이라는 그는,
이른바 현대판 시묘살이를 하고 있는 바.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자리에서 부모님을 뵙다보니
육형(68) 씨가 앉은 자리에는 땅이 움푹 패었을 정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난 후 그는 어머니 시묘살이를 했던 산소 옆
여막에서 아버지께서 녹음하여 남기신 육성을 들으며 그리움에 젖는다.
아버지의 말씀 중 하나였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는 뜻의
‘영가무도(詠歌舞蹈)’에 따라 육형(68) 씨는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인생을 즐기기 시작했다는데...
복지회관, 가곡 반, 민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노래교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출근도장을 찍는다.
아내의 눈에는 육형(68) 씨가 놀기 좋아하는 한량으로 비출 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6남매도 모두 출가시키고, 건강이 허락되어 다니는 것이니,
그 또한 다행이라고 여긴다.
# 마누라! 일 좀 그만 해유~
1971년, 중매로 만나 육형(68) 씨와 결혼 한 이금숙(66) 씨.
육형(68) 씨가 아내에게 건넨 첫 질문.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살 수 있어요?”
금숙(66) 씨는 모시겠다고 답했고, 육형(68) 씨는
아내의 그 말에 두말없이 평생을 함께 하겠다 약속했다.
그런데 육형(68) 씬 맏이가 아닌, 9남매 중 셋째였다.
셋째 아들로 부모님과 한 동네에 살며 아내와 함께
두 분을 살뜰하게 모셨고, 슬하에 6남매를 두었다.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에 6남매를 공부시키려면
앞도 뒤도 보지 않고 일만 해야 했다.
어렵던 시절 자식들을 모두 대학에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더 공부하고 싶다던 자식을 원하는 대로 밀어주지 못해서,
용돈 한 장 더 쥐어주지 못해서 여전히 가슴 아파하는 금숙(66) 씨.
이제는 자식들도 모두 출가시켰고, 남은 세월 여유 있게 살 수도 있는 데,
금숙 씬 아직 일손을 놓지 못한다.
더욱이 3년 전부터는 일을 도와주기는커녕,
일 년 365일이 부족하다고 밖으로 나가길 좋아하는
남편 육형(68) 씨 때문에 금숙(66) 씨는 뒤늦게 일복이 터졌다!
노래교실을 하루라도 줄이자며 남편을 타일러도 보고, 언성도 높여보는데...
육형(68) 씨는 미꾸라지처럼 대답을 피해버리고는 오히려
함께 노래방에 가자며 자꾸만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 가족이 함께하는 월동준비
겨울나기 준비의 시작은 김장부터.
부부는 직접 밭에서 기른 배추와 농산물을 수확하여 김장 준비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노래교실에 출근도장을 찍어야 하는
육형(68) 씨이지만, 아내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며
군말 없이 아내 금숙(66) 씨를 도와 열심히 일을 한다.
김장 날, 도시로 나가있던 자식들과 금숙(66) 씨의 동생이 함께
김치를 담그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북적북적한 육형(68) 씨네..
첫째 아들, 성걸(43) 씨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찾아와 농사를 배우기 시작한지 3년 째.
요새 각광받는 여주와 수세미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여러 가지 시도해 보려고 하지만, 부지런한 베테랑 농사꾼인
어머니의 눈에는 아직 햇병아리 초보농사꾼일 뿐.
성걸(43) 씨에게는 큰 결정이었던 귀농.
대학까지 보내놓은 아들이 힘든 시골로 찾아와 일을 하는 모습이,
장남에 대한 기대가 큰 부모에겐 마뜩찮다.
특히 뒤돌아서면 풀이 나는 친환경 농법과 상품이 안 된다며
흠이 있거나 못난 작물들은 아낌없이 버리는 아들이 금숙(66) 씨는
영 마땅치가 않아 서로 언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아들도 효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의 장남이다.
매일 같이 부모님의 산소에 소를 타고 오가며
부모님을 살아계신 듯 받드는 유별난 효자 육형(68) 씨. 그리고 평생 그 곁을 묵묵히 지키며,
6남매를 번듯하게 키워낸 억척 어머니 금숙(66) 씨.
이제 인생을 즐기자는 남편과 아직 일손을 놓지 못하는 아내는
닮은 듯 다른 인생관을 가졌다.
유별났던 세월을 함께 한 이 부부의 유쾌하고 따뜻한 황혼을 들여다본다.
121714 인간극장 - 아버님 가라사대 3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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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줄거리>
가족들을 불러 모아 유언을 발표하는 육형(68) 씨. 후손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한다. 김장하느라 마당은 북적북적하고, 육형(68) 씨도 함께 일손을 거든다. 가마솥에 가득 삶은 돼지고기 수육을 새로 담근 김치와 나눠먹는 가족들. 맛있게 먹는 모습에 금숙(66) 씨는 배가 부르다. 자식들이 모두 돌아가고, 육형(68) 씨는 고생한 아내 금숙(66) 씨의 어깨에 파스를 붙여주며 당신이 최고라 말한다. 다음 날,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육형(68) 씨는 오늘도 부모님의 산소에 문안인사를 드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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